AI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료를 말했더니 잠시 뒤 그 취향에 맞춰 추천합니다. 다음 날에도 기억한다면 “우리의 대화로 AI가 성장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사람과 AI의 관계를 생각할 때 감정만큼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답의 출발점은 ‘배운다’는 말을 나누는 것입니다. 모델 내부의 수치를 바꾸는 학습, 지금 대화의 예시를 참고하는 과정, 별도 저장소에서 기억을 찾아오는 기능은 서로 다른 방식입니다. 사람의 학습과 비교할 때도 무엇이 바뀌고 무엇을 경험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1. ‘기억했어요’라는 답변 뒤에는 서로 다른 경로가 있습니다
훈련 자료 → 모델 내부 수치 조정 → 이후 답변에 영향
현재 대화의 예시 → 문맥에 포함 → 지금 답변에 영향
저장된 사용자 정보 → 다시 검색·제공 → 지금 답변에 영향
첫 경로를 이해할 때 모델의 수치를 여러 개의 조절 손잡이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답을 생성하는 데 사용하는 연결의 강도가 훈련 과정에서 조정됩니다. 두 번째는 책상 위에 펼쳐 놓은 메모를 보며 답하는 장면에 가깝습니다. 세 번째는 서랍에서 예전 메모를 꺼내 다시 책상 위에 놓는 장면과 비슷합니다.
손잡이는 가중치, 책상 위 메모는 현재 입력 문맥, 서랍은 외부 기억 저장소를 뜻합니다. 실제 모델 내부가 이 사물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무엇이 저장되고 언제 답변에 들어오는지 이해하기 위한 비유입니다.
| 경로 | 무엇이 바뀌나요? | 대화에서 살필 점 |
| 사전학습·미세조정 | 모델의 가중치 | 별도 훈련 과정과 자료가 있는가 |
| 문맥 내 학습 | 현재 답변이 참고하는 입력 | 규칙·예시가 대화에 들어 있는가 |
| 저장 기억·검색 | 저장소와 제공되는 정보 | 무엇을 저장하고 다시 불러오는가 |
서비스는 이 경로들을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답변 한 번만 보고 어떤 경로인지 확정하기보다, 해당 서비스의 기능 설명과 설정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2. LLM의 기본 훈련은 ‘다음에 올 조각’을 예측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많은 생성형 언어 모델은 문장을 작은 단위인 토큰으로 나누고, 앞부분이 주어졌을 때 다음 토큰을 예측하도록 사전학습합니다. 예측과 실제 훈련 자료 사이의 차이를 계산해 가중치를 조정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토큰은 항상 단어 하나와 같지는 않으며 단어의 일부나 문장부호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컵에 물을” 다음에 이어질 표현을 예측하려면 문장 구조뿐 아니라 사물과 행동의 관계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된 내부 표현이 여러 과제를 수행하는 바탕이 됩니다. 학습 목표가 다음 토큰 예측이라는 사실만으로 모델이 사용하는 모든 내부 과정을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Brown과 동료들의 2020년 〈Language Models are Few-Shot Learners〉는 큰 언어 모델에 지시와 몇 가지 예시를 입력으로 주어 여러 과제를 수행하게 했습니다. 해당 평가에서는 과제마다 기울기 갱신이나 미세조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답변 행동이 달라져도 그 순간 가중치가 바뀐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대표 자료입니다. 논문 원문
이후 시스템은 지시를 따르는 훈련, 사람의 선호나 보상 신호를 활용한 학습 등을 더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모든 모델을 동일하게 설명하기보다 일반적인 언어 모델의 기본 경로를 다룹니다.
3. 인간도 통계적 규칙을 배웁니다
사람의 학습과 기계의 학습을 이야기할 때 흥미로운 연결점이 있습니다. 사람도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규칙을 발견합니다. Saffran·Aslin·Newport의 1996년 연구에서는 생후 8개월 영아가 이웃한 소리 사이의 통계적 관계를 이용해 말소리 흐름의 단어 경계를 구분하는 능력을 보였습니다. 실험의 노출 시간은 2분이었습니다. 연구 초록과 서지 정보
여기서 2분은 특정 실험 자극에 노출된 시간입니다. 아이의 언어 전체가 2분 만에 만들어졌다는 뜻도, 아이와 언어 모델의 전체 학습량을 직접 비교한 수치도 아닙니다.
따라서 비교의 질문은 “통계를 쓰는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어떤 자료를 만나고, 몸으로 무엇을 해 보고, 이전 경험을 어떻게 연결하며, 새 상황으로 어떻게 옮기는가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4. 사람이 컵 하나를 배우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아이가 컵을 익히는 가상 장면입니다. 손잡이를 잡아 보고, 기울이면 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어른이 가리키는 대상을 함께 바라봅니다. 이름과 모양뿐 아니라 행동의 결과, 타인의 의도, 자기 몸의 감각이 한 장면 안에 들어 있습니다.
텍스트 중심 LLM은 주로 자료에 표현된 관계를 통해 이런 내용을 배웁니다. 영상·음성 등을 함께 다루는 모델이나 환경에서 행동하는 시스템은 입력과 학습 경험의 범위를 넓힙니다. 따라서 “모든 AI는 글만 읽는다”는 문장으로 범위를 묶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Lake와 동료들의 〈Building Machines That Learn and Think Like People〉는 인간다운 학습을 위해 인과적 설명, 직관적인 물리·심리 이해, 작은 요소의 조합, 학습하는 방법 자체의 습득을 강조합니다. 2016년 공개 원고와 2017년 학술지 논문으로 알려진 이 글은 오늘의 모든 모델을 판정하는 성능표라기보다 무엇을 비교하면 좋을지 제시하는 연구 관점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 원고
| 비교할 축 | 인간을 볼 때 | LLM 시스템을 볼 때 |
| 경험 | 몸·감각·행동·타인과의 상호작용 | 텍스트·영상·음성 등 자료와 환경 연결 방식 |
| 변화 | 이후 기억·판단·행동의 변화 | 가중치·입력 문맥·저장 기억 중 변화한 곳 |
| 일반화 | 새 물건과 상황에 경험을 적용하는가 | 예시가 달라져도 관계와 규칙을 적용하는가 |
| 목표 | 신체적 필요·관심·사회적 목적 등 | 설계된 학습 목표·지시·보상·도구 사용 조건 |
이 표는 우열 점수표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시스템을 같은 질문으로 관찰하기 위한 비교 틀입니다. 인간의 학습도 하나의 방식으로 모두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5. 직접 해 볼 수 있는 ‘새 단어’ 관찰
개인정보를 넣지 않고 문맥의 역할을 살펴보는 예시입니다. 아래 요청문은 이 글에서 만든 것으로, 특정 모델에서 실행한 실험 결과가 아닙니다.
이 대화에서 ‘다온 상자’는 파란 뚜껑이 있고 손잡이가 있는 상자를 뜻해.
가: 파란 뚜껑, 손잡이 있음.
나: 빨간 뚜껑, 손잡이 있음.
다: 파란 뚜껑, 손잡이 없음.
어느 것이 다온 상자인지 고르고, 기준을 한 문장으로 설명해 줘.
주어진 정의에 따르면 예상 답은 ‘가’입니다. 이어서 새로운 상자의 특징을 주거나 규칙을 바꿔 보고 답변을 기록해 보세요. 새 대화에서 같은 질문을 해 보는 것도 비교가 됩니다. 다만 서비스의 저장 기억이나 이전 대화 참조 기능이 켜져 있다면 조건이 달라지므로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 관찰 |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것 |
| 정의를 준 뒤 기준대로 분류함 | 제공한 문맥을 이 과제에 활용했다 |
| 새 사례에도 규칙을 적용함 | 이 조건에서 규칙을 옮겨 적용했다 |
| 새 대화에서도 정의를 언급함 | 기억·대화 참조 등 정보 제공 경로를 추가 확인한다 |
이 관찰만으로 영구적인 재학습이나 의식, 인간과 같은 개념 경험을 판정하지 않습니다. 확인한 행동과 그 행동을 만드는 메커니즘을 분리해서 기록하는 연습입니다.
6. ‘나를 배운다’는 느낌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는 법
친한 사람이 내 취향을 기억해 주면 함께 보낸 시간이 떠오릅니다. AI가 취향을 반영할 때도 비슷한 친밀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시스템에서는 현재 대화, 저장된 선호, 검색된 기록 등 여러 경로가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나를 배웠나요?”를 세 질문으로 바꿔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정보가 남았나요? 언제 다시 불러오나요? 모델 자체의 훈련에도 쓰이나요? 각각 보관 설정, 기억 기능, 데이터 이용 설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서비스마다 답이 다르므로 하나의 원리로 모든 제품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사람과 AI의 학습을 비교하는 일은 닮은 대답을 찾는 데서 시작해, 그 대답까지 오는 경험과 변화를 살펴보는 일로 깊어집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것을 배웠다고 느낄 때 정답을 맞힌 순간과 다른 상황에 써 본 순간 중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여기시나요?
함께 읽기: 기이안 연애가 던진 질문, AI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감정도 있는 걸까?
자료 확인: 2026년 9월 19일. 일반적인 언어 모델의 학습 구조와 인지과학 연구를 비교했습니다. 예시 과제는 설명용이며 실제 실행 결과나 전체 모델에 대한 성능 판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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